본문 바로가기

Gaming

레이맨 레전드 DE 스위치판 플레이 리뷰.

본 리뷰는 인트라게임즈 레이맨 레전드 DE 체험단 이벤트로 타이틀을 제공받고 작성한 글임을 알립니다. 그렇지만 본문은 일체의 간섭 없이 제 소신껏 치우침없이 작성했습니다.




1. 들어가면서


어린 시절, 그러니까 90년대 후반 당시 삼성 매직스테이션을 구입하면 레이맨 정품을 번들 CD로 제공했는데 그것이 나와 레이맨의 첫만남이었다. 패미컴과 슈퍼마리오로 처음 게임의 세계에 발을 들인 나는 동화 일러스트가 움직이는 듯한 미려한 그래픽과 단순히 점프만 있던 기존 플랫폼 게임과 달리 주먹과 발차기, 머리카락 헬리콥터(...)등 다양한 액션이 있는 레이맨에 한눈에 반했었고 당시 하루 한시간이던 얼마없는 컴퓨터 시간을 모조리 투자해 레이맨에 몰두했으나...


동화같은 그래픽과 달리 살인적인 난이도로 인생의 쓴맛을 알게해준 게임이었다. 더군다나 어찌어찌 힘들게 깨면서 진행했더니 감옥에 갇혀있던 일렉툰들을 모두 구해야 진행이 가능하다길래 결국 여기서 포기했더랬다.


 

[좌] 그 시절 최신형 컴퓨터

[우] 지금봐도 아기자기하고 이쁜 그래픽. 하지만 극악의 난이도로 겉은 화려하지만 먹으면 죽는 독버섯 같은 게임이다...

(스샷은 안드로이드 및 iOS로 포팅된 레이맨 클래식. 예전에는 4:3비율이었다.)


그렇게 어린시절 추억 한켠에 머물던 레이맨과 '레이맨 레전드 DE' 스위치판으로 십수년만에 재회하게되었다.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게임자체는 이미 2013년에 출시, GOTY 2013 수상작 9위로 IGN 등 유명 리뷰어 사이트에서 9/10 점대 평가를 받을 정도로 게임성과 그래픽이 인정받은 수작이라고. 그대로 발매되었다면 성의없는 이식판에 불과하겠지만 이번에 나온 스위치판은 Definitive Edition, 즉 최종판으로 기존 레이맨 레전드에 기존에 이식되었던 여러 버전들에 추가된 모드와 캐릭터를 총 망라해 발매되었다고 한다.



2. 개봉기 및 첫인상


표지에 한글이 적혀있고, 또 리더보드 설정을 한참 내리다보면 Korea(Republic of)가 있길래 당연히 한글판인줄 알았는데, 표지만 한글화 되어있었다. 다행히 게임조작이 직관적이고 등장하는 어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 플레이에 지장은 없었지만, 근래 출시한 마리오+래비드 킹덤 배틀이 한글화된 것에 비하면 확실히 아쉬운 부분. 처음 플레이해보고 가장 놀란 점은 그래픽이다. 첫작품 또한 혁신적인 그래픽을 선보인데 이어, 레전드도 최초 발매된지 4년(WiiU 판 기준)이 지난 게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그래픽을 자랑한다. 애니메이션 수준이 아니라 정교하게 잘 그려진 일러스트가 움직이는 듯한 미려한 그래픽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좌] 한껏 들뜨게 했던 그 국가 선택 화면.
 [우] 전작 오리진으로부터 100년간 잠만 잤다고 한다. 조금 부러울지도.



마치 일러스트를 보는듯한 미려한 그래픽. 원근 표현이 대단하다.



3. 플레이 후기


"상냥해진 난이도, 질릴 틈 없이 해금되는 새로운 모드들, 만만치않은 올클리어"


거치기와 휴대기, 플레이 스타일을 자유롭게 오가는 스위치로 발매한 게임인만큼 휴대모드와 TV모드를 당연히 지원한다. 다만 그동안 PSvita를 제외하고 PC, Xbox, Playstation 등 거치기로 발매가 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맛을 즐기기에는 휴대모드가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1) 게임의 흐름 : 쉬워진듯 하지만 파고들 요소는 충분.


플랫폼 장르의 대부 슈퍼 마리오가 그러하듯 이번 레이맨도 첫 작품과 마찬가지로 붙잡힌 친구들을 구해야한다. 클래식에서는 일렉툰이라는 녀석들을 구출했다면 이번에는 틴시라는 종족을 구출하면서, 동시에 이들을 가둔 사악한 틴시 마법사들을 무찌르는 것이 목표다. 


게임의 흐름은 스테이지 곳곳에 갇힌 채 숨겨져있는 틴시들을 구출함과 동시에, 럼(Lum, 빛나는 요정이니까 Luminous의 준말이 아닐까싶다.)이라고 불리는 마리오 시리즈의 코인역할을 하는 요정을 모아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구성이다. 전작처럼 죽으면 처음부터 재시작도 아니고 해당 체크포인트부터 패널티없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대형적을 제외하면 거의 다 공격 한번에 해치울 수 있다. 덕분에 스테이지 클리어 자체는 어렵지 않은 편.


시작 로딩화면에서 추가하트 1개를 얻고 시작할 수 있다. 공백시간까지 깨알같이 활용한다.


모은 럼의 수에 따라 스테이지 성적 (골드, 실버, 코퍼 컵)이 결정되고 누적 구출 틴시수에 따라 다른 모드나 스테이지가 개방된다.


 틴시 10명 스테이지

골드 컵: 600럼

럭키 티켓: 450럼

실버 컵: 300럼

코퍼 컵: 150럼


 틴시 3명 스테이지 (긴 경우)

골드 컵: 300럼

럭키 티켓: 225럼

실버 컵: 150럼

코퍼 컵: 75럼


 틴시 3명 스테이지 (짧은 경우)

골드컵: 100럼

럭키 티켓: 75럼

실버 컵: 50럼

코퍼 컵: 25럼



각 스테이지 액자 아래의 해골 아이콘의 개수는 스테이지 난이도로 5개가 최고난이도. 난이도가 낮을 때는 럼을 설렁설렁 모아도 꽤 많이 모여서 골드 컵 획득이 수월하지만, 해골 개수가 늘어날 수록 빠짐없이 최대한 럼을 모아야 겨우겨우 골드 컵을 획득한다. 게다가 럼도 퍼플럼(보라색)부터 순서대로 먹어야 체인보너스(2배)를 얻는다. 고난이도 스테이지에서 골드 컵을 얻으려면 필수요소.


덕분에 스테이지 클리어 자체는 쉽지만, 골드 컵을 정복하려면 여러 차례 반복플레이가 요구된다.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유저부터 깊게 파고드는 코어유저까지 모두 배려한 좋은 구성이다.


 

난이도가 올라갈 수록 체인 보너스 얻기가 만만치않다.



슈퍼마리오 64와 마찬가지로 갤러리를 통해 다른 스테이지나 모드에 들어가는 구조로, 갤러리 왼편은 추가요소들이, 오른편에는 메인 시나리오로 이루어져있다.


본작의 갤러리. 액자가 총 13개. 스크린샷 6장을 이어붙여봤다. (자세히 보면 캐릭터가 여럿. 매번 다른 캐릭터를 골라봤다.)




(2) 갤러리 오른편 - 메인 스테이지


오른쪽으로 갈수록 난이도를 상징하는 액자 밑 해골이 늘어나고 각 액자는 마리오 시리즈로 치자면 다른 월드라고 보면 된다. 다만 마리오 시리즈는 이전 월드를 끝까지 클리어해야 진행이 가능했던 반면, 레이맨 레전드에서는 진행도나 구출 틴시 수 등 조건만 맞으면 해금된다. 덕분에 플레이 초반에는 새로 해금된 스테이지를 왔다갔다 하느라 바쁘다. 좋게보자면 질릴틈이 없고 부정적으로 보자면 정신사납게 느껴질 수도.


월드에 따라 단순히 배경만 다른 것이 아니라 머피와의 연계, 공중 플레이, 스피드런, 잠입플레이 등 주요 플레이 스타일이 매번 바뀌게 된다. 또 월드마다 일반 스테이지 뿐만 아니라 타임어택, 뮤직 스테이지 등의 번외 스테이지 구성도 충실.


갤러리 오른편 액자들. (이미지 클릭시 확대)

캐릭터는 왼쪽부터 어디서 많이 본 복장의 배관공 레이와 배관공 플롭 그리고 나이트 레이.


 

 

월드마다 배경도 다르고 플레이 스타일이 바뀐다.



(3) 갤러리 왼편 - 추가 컨텐츠

갤러리 왼편 액자들. 각종 수집요소 및 추가모드가 모여있다. (이미지 클릭시 확대)
캐릭터는 왼쪽부터 어새신크리드의 애블린 컨셉의 애블리나, 어새신크리드 브라더후드 풍의 어새신 레이, 스플린터셀 풍의 스텔스레이.


오른쪽이 메인 스테이지라면 왼쪽은 추가 스테이지. Definitive Edition(최종판)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지금까지 여타 플랫폼에 있던 추가 모드(컨텐츠)들로 가득하다.


- 크리쳐스: 스테이지 보상인 럭키티켓 보상 중 하나인 크리쳐가 모여있다. 하루에 한번 씩 일정량의 럼을 주기도.


- 백투더오리진: 전작인 오리진의 스테이지 6개를 레전드에서 맛볼 수 있다. 오리진 스테이지도 럭키티켓으로 획득.


- 쿵풋, 쿵풋 토너먼트: 쿵푸와 풋볼의 합성어. 2인플레이 요소로 아래에 항목에 자세히.


- 챌린지: 매일 혹은 매주마다 갱신되는 스피드런, 럼 빨리 모으기, 최대한 멀리가기 등의 미션을 플레이하고 그 성적을 친구들이나 전세계 유저들과 겨루는 경쟁 컨텐츠이다. 스마트폰으로 유행하는 쿠키런 등의 게임이 생각나는 컨텐츠.


 

데일리 챌린지 골드컵 달성! 은근 도전정신을 자극한다.


- 머피의 손길: 일반 스테이지에서 장애물 등이 가로막을 때 A버튼을 눌러 머피를 불러 협력플레이를 하게되는데 입장을 역전시켜, 플레이어가 머피의 입장이 되어 터치 조작이나 스위치 본체를 돌려 화면을 움직이면서 캐릭터를 골까지 인도하는 모드로 PSvita판에 추가된 컨텐츠. 터치와 중력센서를 모두 활용하다보니 이미 클리어한 스테이지어도 신선하게 즐길 수 있었다. 쿵풋과 더불어 가장 만족스러운 컨텐츠.


 
화면 돌리기는 스위치의 크기 덕에 밖에서 하기엔 조금 민망할 수 있다. 그래도 재밌으니 ok.


- 히어로즈: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를 바꾸는 갤러리. 유비소프트 프랜차이즈인 어새신크리드, 스플린터셀, 페르시아 왕자 컨셉의 캐릭터부터 마리오, 루이지 복장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



(4) 2인 이상 플레이


레이맨 레전드 DE는 최대 4인플레이를 지원한다. 언제 어디서든 조이콘만 분리하면 2P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닌텐도 스위치의 특성 덕에 많이 기대한 부분인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아쉬운 부분이 다소 존재한다.


일단 일반 스테이지에서 2P의 역할은 1P와 동등한 입장이 아닌 어디까지나 보조에 불과하다. 1P의 이동이나 진행에 종속되어 진행에 약간 도움을 주는 정도 밖에 활약하지 못한다. 그나마도 스코어 어택을 해야할 상황에서는 럼의 체인보너스 얻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저 같은 공간을 공유할 뿐 둘의 캐미가 빛날 기회는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접대용으로 한번 쯤은 플레이해 볼만하다. 한번쯤은.


조이콘의 2P 플레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드는 갤러리 왼쪽 편의 쿵풋(Kung-foot, 보나마나 쿵푸와 풋볼의 합성어다.)이다. 어릴적 많이 했었던 피카츄 배구가 생각나는 미니게임으로 2분간 점프와 공격 등의 조작을 활용해 상대 골대에 축구공을 쳐서 넣는 게임이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 축구공의 탄성이 탱탱볼마냥 높게 설정이 되어있어 공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재미 포인트. 2인 이상플레이에서는 가장 만족스러운 컨텐츠였다. 


단점은 이렇게 재미난 쿵풋이 멀티플레이 미지원이라는 것.
쿵풋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모여서 스위치 한대로 조이콘 여러개를 페어링시키거나, 2대 이상의 스위치로 로컬 네트웍 플레이를 해야한다. 기왕 잘 만든 컨텐츠, 멀티플레이까지 지원했으면 완벽했을텐데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피카츄 배구가 생각난다.


 

3연패 끝에 드디어 역전! 내기용 게임으론 이만한 게 없다.


이상의 두가지가 레이맨 레전드 DE에서 즐길 수 있는 2P 이상 플레이 컨텐츠의 끝이다. (...) 첫 버전이 나온지 4년이 넘었고 기왕 Definitive Edition이라고 이름붙인 마당에, 스위치의 특성을 살린 스위치 전용 다인 플레이 컨텐츠가 추가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예컨대

- 데일리 챌린지에 있는 타임어택이나, 럼 모으기, 멀리 가기 등을 화면 상하분할로 나누어 경쟁

- 대난투처럼 체력게이지 상관없는 PvP 모드

- 커스텀 스테이지 제작 및 공유 플레이


등의 요소가 추가되었다면 더 적극적으로 2인이상 플레이를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4. 장단점 및 결론


"아직 레이맨 레전드를 해보지 않은 유저들을 위한 가성비 최고 스위치 타이틀,
아쉬운 2인 이상 플레이 요소 및 스위치 전용 컨텐츠"


누누히 강조하고 또 강조한만큼 레이맨 레전드는 플랫폼 장르를 사랑하는 게이머라면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이미 게임성과 그래픽이 검증된 게임이다. 다만 발매된지 어언 4년차에 PC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으로 기출시 된 작품이기도 하고, Definitive Edition(최종판)이지만 스위치만의 유니크한 요소가 없기 때문에 이미 플레이해봤던 기존 유저들에게는 어필점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아쉬운 점.


필자처럼 스위치를 가지고 있는데 아직 레이맨 레전드를 해보지 않았다면, 최종판이니 명작을 접해볼 마지막 기회로 손색없다고 생각한다. 


Pros.

- 이미 검증된 게임성과 그래픽을 휴대모드로도 즐길 수 있음.

- Definitive Edition(최종판)의 추가모드 및 캐릭터의 총망라.

- 볼륨이나 재미에 비해 저렴한 39,800원의 가성비.

- 생각보다 재미난 쿵풋.


Cons.

- 대 한글화의 시대에 비한글화 타이틀. (PC판은 한글패치도 존재)

- 이미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매된 게임이라 기존 구입자들에게 권하기 어려움.
- 쿵풋을 제외하고는 생색내는 수준의 2인 이상 플레이 컨텐츠 및 쿵풋 멀티플레이 미지원

- 쿵풋 토너먼트 외에 전무한 스위치 전용 컨텐츠